중3부터 고3까지 함께 설탭 수업 후 수학 1등급, 대학 합격 목표 이뤘어요

Dec 26, 2024

오늘은 2025년 1분기 마지막 장학생 스토리를 준비했습니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사를 마친 임소린 선생님과 이제 곧 졸업을 앞둔 광양고등학교 3학년 김효상 학생의 이야기예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두 사람이 처음 수업을 시작했을 때 효상이는 중3, 소린 선생님은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학생이었어요.

긴 시간이 흐른 만큼 학생과 선생님 모두 인생에 큰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중학생에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예비 대학생, 대학생에서 대학원 졸업을 앞둔 예비 사회인이 된 것이죠.

빠르게 흘러간 그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정말 치열하게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또 함께 매주 두 번씩 수업하면서 조금씩 꾸준히 성장하여 좋은 결실까지 거뒀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Chapter 1.
지방살이의 아쉬움,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서울에서 기차로 왕복 5시간, 자동차로 왕복 8시간 소요되는 전라남도 광양. 오늘의 설탭 장학생인 김효상 학생이 사는 곳입니다. 광양은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사시사철 공기 좋은 지역이에요. 하지만 주변에 ‘요아정’이 없는 것만큼 효상이에게 지방살이의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교육 인프라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었어요.

효상 | “중학교 때 처음으로 동네 수학 학원에 다녔는데, 중1 때 개념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중3 선행까지 진도를 나가는 식이었요. 제대로 이해도 못했는데 문제풀이만 하니까 재미도 없고 성적도 잘 안 나왔죠.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변의 다른 학원 분위기도 별 차이는 없는 듯했어요. 순천까지 가서 다른 학원을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차로 왕복 1시간 이상 오고가는 건 너무 비효율적일 것 같았고요.”

수학 공부를 겉핥기로 하던 효상이가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학교 3학년 1학기 시험 때였어요. 수학 시험 서술형 답을 적어야 하는데, 분명 중1 때 배운 개념인데 전혀 기억나지 않더래요.

효상 | ‘그동안 내가 학원에서 뭘 배운 거지?’ 싶었어요. 이런 식이면 나중에 고등학교에 가서도 사소한 개념들이 내 발목을 잡을 것 같아 걱정되더라고요. 이렇게 독학만으로도 괜찮을까? 불안하고, 고등학교에 가면 수학에서 배워야 할 양도 엄청나게 늘어난다는데 절대 못 따라잡을 것 같았어요. 그럼 제대로 된 학원이나 과외가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유튜브와 SNS 광고에서 봤던 설탭을 시작해 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무엇보다 아이패드를 준다는 게 엄청 끌렸어요.(웃음)”

Chapter 2.
개념이 제대로 안 잡혀 있으니
80점대를 넘어서지 못했어요

설탭 수강 전 효상이는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만 점수가 나오지 않았대요. 당시엔 아무리 열심히 해도 80점대를 넘어서지 못했죠.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다 이유가 있었다고 해요.

효상 | “수학 문제를 풀 때 기본보다는 적용 문제가 더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빨리 심화 문제를 풀고 싶어서 무작정 ‘어려워 보이는 문제를 많이 풀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런데 거기서부터 잘못되었던 것 같아요. 교과서도 쭉 읽어보기만 하고 중요 표기된 것만 암기하는 식이었어요. 분명 학교 수업 땐 대충 다 이해했고 괜찮게 답도 했는데, 시험장에 들어가면 우왕좌왕하고 점수는 많이 나와야 80점대더라고요. 평소 열심히 한 거에 비해 점수가 턱없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효상이는 ‘호머식 채점법’의 늪에 빠져있었어요. 호머식 채점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래한 채점법으로, 주로 여러 가지 오답 원인을 정답으로 간주하여 정신 승리하는 채점법인데요. 중상위권 학생들이 특히 기본기를 등한시하면서 이런 굴레에 빠지기 십상이라고 해요.

효상 | “이전엔 호머식으로 생각해서 ‘이건 단순 계산 실수니까 괜찮겠지’하면서 안 짚고 넘어갔어요. 어려운 것만 맞추면 될 거란 자만함이 있던 거죠. 그런데 계속 실전에서 틀리고, 개념도 기억나지 않아서 ‘와 이거 어떡하지’ 싶었어요. 그때 설탭 수업을 시작하면서 소린 쌤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수학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실수를 줄이고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요. 그 말이 아니었다면 저는 계속해서 제대로 문제 파악도 못 하고 갈피를 잡지 못했을 거예요.”

그때부터 효상이는 개념 책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본격 기본부터 다시 다지면서 쌤의 조언대로 이전까진 하지 않던 오답 노트도 적극적으로 챙기기 시작했죠.

Chapter 3.
쌤 덕분에 시행착오 줄이고
수학 1등급을 받았어요

당시 소린 쌤은 효상이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공감하고 있었어요. 학창 시절, 수학 공부에서 어려워했던 부분을 효상이도 똑같이 경험하는 것 같았대요.

소린 쌤 | “처음에 효상 학생과 수업하며 공부하는 태도나 문제 푸는 방식에서도 저와 비슷한 점을 많이 느꼈어요. 저도 학창 시절에 대면 과외를 하면서 선생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전에 과외 선생님께 배우고 문제를 해결했던 과정을 떠올리며 효상 학생에게도 ‘이건 이렇게 접근해 보면 어떨까?’ 하면서 조언해주곤 했어요. 종종 효상 학생이 문제 풀이를 하다가 막힐 때 아이디어 하나만 딱 던져주면 쭈르륵 풀어나가곤 했는데, 그때 참 희열이 있었죠.(웃음)”

개념을 확실히 익히면서 오답을 줄이고, 쌤의 문제 풀이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 받으며 효상이는 서서히 기본 실력을 제대로 쌓아갈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시험 현장에서 계산 실수가 현저히 줄었고, 쌤의 조언대로 시간 배분에 신경 쓰면서 점수도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죠.

효상 | “시험 시간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였는데 쌤이 과정을 줄일 수 있도록 알려주셨어요. 시험 때 초반 10분간은 아예 서술형 답안을 쓰는 데 투자하라고 조언해 주신 덕분에, 아는 만큼만 쓰더라도 최소 5점은 더 받을 수 있었죠. 필요 없는 식은 굳이 쓰지 말라고, 간단한 더하기 빼기는 암산으로 처리해서 최대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라는 것도 알려주셨어요.”

치열하게 입시 기간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듯, 효상이 역시 고등학교 3년 내내 내신 공부와 학생부, 수능까지 모두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그런 과정에서 가장 관건이던 수학 공부에서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도록 소린 쌤이 도와주신 덕분에 효상이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었어요.

수학 내신 1등급!

수학 모의고사 2등급!

덕분에 설탭 과외를 받으며 처음 80점이던 중학교 내신에서는 100점을, 고등학교 수학 내신에서는 1~2등급을, 모의고사에서는 2~3등급이라는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게 되었죠.

소린 쌤은 수업을 하는 동안 효상이의 성적은 먼저 묻지 않았대요. 효상이의 실력이 달라지는 게 느껴지기도 했고, 이토록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점수도 변화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소린 쌤 | “제가 학생 시절에도 누가 점수를 물어보면 부담스럽더라고요. 효상 학생도 그게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궁금해도 잘 물어보지 않았어요. 다만 오랜 기간 수업하다 보니까 이전엔 헷갈려했던 부분을 어느새 명확히 알고 있다는 게 느껴졌고, 이젠 개념도 완벽히 익히고 있는 게 보이니까 당연히 점수는 원하는 만큼 나오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늘 착실한 학생이었으니까 분명히 결과도 좋을 거란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Chapter 4.
늦은 새벽까지 이어진 설탭 수업,
쌤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3년이라는 긴 시간 과외를 하며 두 사람에게도 고비는 있었어요. 소린 쌤이 과외 기간 동안 대학원 진학을 하고 훨씬 생활이 바빠지면서 수업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죠. 쌤은 그 상황에 있어 흔들리지 않고 잘 따라와 준 효상이에게 크게 고마움을 갖고 있었어요.

소린 쌤 | “학부 때는 저도 대여섯 명씩 가르치곤 했는데 대학원생이 되니 점점 시간도 없고 버거워지더라고요. 일주일 내내 연구실에서 야근하고 주말 출근하는 일도 많았죠.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수업은 정리를 했는데 가장 오래 수업한 효상 학생은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더라고요.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과외 선생님 바꾸는 게 저라도 싫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먼저 효상 학생에게 물어봤어요. 수업 시간이 조금 늦어지고 시간 조율할 일도 많아질 텐데, 그래도 괜찮다면 내가 최선을 다해 수업하겠다고요. 효상 학생이 흔쾌히 괜찮다고 해주어서 고마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두 사람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밤 11시에 설탭 수업을 진행했어요. 그보다 더 늦은 시간에 수업이 시작되어 새벽에 수업을 마친 적도 많았죠. 소린 쌤은 연구실에서, 효상이는 야간 자율 학습을 끝내고 수업하곤 했어요. 쌤은 시간을 맞춰준 효상이에게 고맙고 미안함을 느꼈지만, 되려 효상이는 자기의 생활 패턴과 성격에 오히려 잘 맞았다고 했어요.

효상 | “어차피 저도 늦게까지 공부하니까 쌤과 시간 맞추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보다는 늘 열정적으로 바쁘게 사는 쌤의 모습에서 저의 미래를 봤습니다.(웃음) 뭔가 현실적인 대학원생의 모습이랄까요? 되게 멋있어 보여서 나도 열심히 공부해서 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받은 것 같아요.”

과외하는 동안 소린 쌤은 수학 공부뿐만 아니라 수능 꿀팁이나 내신 주의 사항 등을 알려주며 멘토로서의 역할도 해주셨어요.

소린 쌤 | “저는 입시 때 ‘언론’ 분야로 가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 강해서, 그거 하나만 바라보고 거기에만 맞춰서 수시와 수능 준비를 엄청 열심히 한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고3이 되니까 언론이 아니면 선택지가 없어서 여러모로 아쉽더라고요. 효상 학생도 ‘심리학과’를 목표에 두고 한 길만 파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길래 좀 더 시야를 넓혀서 준비하라고 얘기해줬어요. 물론 하나에 제대로 꽂혔으니 그 조언이 잘 안 들렸겠지만요.(웃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런 조언을 해줄 수 있어서 참 좋았고, 효상 학생과 소통이 참 잘 된다고 느꼈어요.”

Chapter 5.
설탭 수업을 종료하며…
쌤의 마지막 제자일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또한 수능 직전까지 수업하면서 효상이의 소린 쌤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두터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하마터면 방심할뻔했던 한국사 과목 준비에 있어 쌤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거든요.

효상 | “고3 초반에 한국사 모의고사를 보면 3~4등급이 나와서 ‘도대체 이건 언제 공부해야 하나’ 걱정했거든요. 근데 주변 친구들이 한국사는 수능 전날 1시간만 인강 보고 가도 충분하다는 거예요.(웃음) 진짜 그런가? 싶었는데 그때 쌤이 경험담을 들려주시면서 한국사가 생각보다 위험한 과목이라고, 모의고사보다 수능이 어렵게 나올 수도 있으니 무시하지 말라고 얘기해주셨어요. 친구들 말보단 쌤의 의견이 훨씬 신뢰가 가니까 9월부터는 틈틈이 한국사 공부를 하게 되었고 무사히 수능까지 치를 수 있었어요.”

그렇게 마지막 수업을 마치며 소린 쌤과 효상이는 각각 설탭 수업을 종료했어요. 이제 사회인이 될 채비를 하기 위해 소린 쌤은 효상이를 끝으로 설탭 수업을 종료했고, 효상이 역시 희망하던 아주대 심리학과에 합격하여 대학생이 될 준비를 마쳤죠.

긴 시간 호흡을 맞추며 수업을 해온 두 사람에게 마지막 소감을 물었어요. 서로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듯 답변을 주고받는 선생님과 학생에게서 그 시간만큼 단단해진 친밀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린 쌤 | “그동안 설탭에서 많은 학생을 만나며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 있어요. 비대면인데도 이렇게 효상 학생처럼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했고요. 오프라인 과외에서 어쩔 수 없이 낭비되는 시간이 있는데, 그런 것 없이 알차게 학생들과 공부할 수 있어서 바쁜 와중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효상 학생과 긴 시간 함께 공부하면서 정도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수업을 종료하게 되어 아쉽지만,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고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효상 | “일단 쌤의 마지막 제자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가끔 저도 아프거나 수행 평가 때문에 일정을 급하게 변경할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해해 주시고 긴 시간 한결같이 수업 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과 수업하면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웃음) 이제 그토록 원했던 수도권 대학, 원하던 학과에 입학을 앞두고 있으니 더 열심히 치열하게 공부해서 쌤처럼 멋진 어른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를 시작할 무렵엔 서로가 몹시 낯선 듯했던 소린 선생님과 효상 학생. 하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익숙한 목소리를 듣다 보니 금세 친근해졌어요.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 그리고 학생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느껴져서 함께 수업한 긴 시간은 정말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